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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가 크래프톤 돈 받고 자율주행 회사를 차렸다? '에이펙스 모빌리티' 1500억 딜 완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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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오후, 증권 앱을 켰다가 깜짝 놀란 분들이 많을 겁니다. 카셰어링 회사 쏘카 주가가 상한가(+30%)로 직행했거든요. 이유는 단 하나, "크래프톤이랑 손잡고 1500억짜리 자율주행 회사 차린다"는 공시 한 줄이었습니다. 카셰어링 회사와 배틀그라운드 만든 게임사가 만나 자율주행을 한다? 처음엔 황당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그림이 또렷합니다. 오늘은 이 '에이펙스 모빌리티' 딜의 모든 것을 풀어보겠습니다.


1.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 한 장으로 보는 딜 구조

2026년 4월 30일, 쏘카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크래프톤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동시에 양사는 5월 중 자율주행 전담 합작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Apex Mobility)'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항목 내용
합작법인명 에이펙스 모빌리티 (Apex Mobility)
설립 시점 2026년 5월 중 출범
총 투자 규모 약 1,500억 원 (국내 자율주행 서비스 분야 최대)
크래프톤 → 쏘카 본사 투자 제3자배정 유상증자 약 650억 원 (보통주 5,098,040주, 발행가 12,750원)
크래프톤 → 합작법인 투자 별도 출자로 핵심 투자자 합류
쏘카 → 합작법인 출자 현금 + 데이터 자산
대표이사 박재욱 쏘카 대표 (겸직)
유상증자 납입일 / 신주 상장 2026년 5월 18일 / 5월 26일

한 줄로 정리하면, 크래프톤은 쏘카의 주요 주주가 되는 동시에 신설법인의 핵심 투자자가 되는 더블 포지션을 잡았고, 쏘카는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을 분리해 자율주행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구조를 만든 셈입니다.

2. 왜 게임사가 자율주행에 1500억을? - 키워드는 '피지컬 AI'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 "크래프톤이 왜?"입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같은 날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 발언이 답을 줍니다.

"순수 소프트웨어 AI 중심 회사로서 피지컬 AI 사업을 하려면 오프라인에서 자동차와 운전자들을 대규모로 관리해 본 역량이 있는 회사가 필요한데, 한국에서는 쏘카가 유일하다고 본다."

'피지컬 AI(Physical AI)'는 디지털에 머물던 AI가 로봇이나 자동차 같은 실제 물리 디바이스를 통해 현실 세계에 진입하는 흐름을 말합니다. 챗봇이 아니라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같은 영역이죠. 크래프톤은 자체 AI 모델 브랜드 '라온'을 공개하며 음성·비전 모델 4종을 오픈소스로 풀 정도로 AI 사업에 진심입니다. 다만 게임 데이터만으로는 피지컬 AI를 학습시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고, 그 빈자리를 쏘카의 도로 데이터로 메우겠다는 전략입니다.

3. 쏘카가 가진 '데이터 무기'

쏘카가 단순히 차를 빌려주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올해 초 출범한 미래이동 TF는 1분기 안에 다음과 같은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 카셰어링 차량 2만 5천 대 기반의 중앙집중형 데이터 파이프라인
  • 하루 약 110만km의 실주행 데이터 실시간 수집
  • 15년간 누적 22만 건의 사고 데이터 (자율주행 AI에서 가장 비싼 '엣지 케이스' 데이터)
  • 익명화·타임싱크·태그 라벨링이 끝나 AI 학습에 즉시 투입 가능한 가공 형태

자율주행 AI에서 가장 어려운 건 평범한 운전 데이터가 아니라 비정상 상황, 즉 사고 직전·직후의 엣지 케이스입니다. 22만 건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지 감이 안 오실 텐데, 글로벌 자율주행 회사들이 수년간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내려고 하는 데이터가 바로 이런 종류입니다.

4. 단계별 상용화 로드맵

에이펙스 모빌리티는 한 번에 완전 자율주행으로 가지 않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합니다. SAE 자율주행 레벨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계 레벨 서비스 형태 운전자 개입
1단계 (출시 초기) 레벨 2 카셰어링 기반 부분 자율주행 운전자 상시 모니터링 필요
2단계 (중기) 레벨 3~4 특정 구간 무인 운행 검증 제한적 개입
3단계 (장기 목표) 레벨 4 라이드헤일링(호출형 승차 공유) B2C 운전자 없음

웨이모(Waymo)가 미국에서 이미 레벨 4 라이드헤일링을 상업 운영 중이고, 국내에서도 라이드플럭스가 제주에서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에이펙스 모빌리티는 후발주자지만 데이터·플랫폼 운영·자본력의 삼각편대를 갖춘 첫 민간 컨소시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5. 쏘카의 경영체계 개편 - 투트랙 분리

이번 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쏘카의 경영 구조 개편입니다. 쏘카는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을 분리해 각각 전담 리더십을 두는 투트랙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 이재웅 전 대표가 2026년 3월부터 COO 겸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해 카셰어링 본업 전담
  • 박재욱 대표는 자율주행과 미래이동 신사업에 집중, 에이펙스 모빌리티 대표 겸직

창업자가 본업으로 돌아오고, 현 대표는 미래 사업으로 베팅을 거는 구조입니다. 카셰어링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다음 성장축을 자율주행에 두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6. 시장 반응과 향후 관전 포인트

발표 당일 쏘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00원(30.00%) 오른 17,810원에 마감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직행했습니다. 단순 카셰어링 업체에서 '자율주행 데이터 + 모빌리티 플랫폼 + 피지컬 AI' 사업자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매수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향후 체크포인트

  1. 5월 중 에이펙스 모빌리티 법인 등기 시 구체적 지분 구조 공개 여부
  2. 레벨2 카셰어링 자율주행의 실제 적용 시점과 적용 차종
  3. 크래프톤이 확보한 도로 데이터를 자사 피지컬 AI 모델 학습에 어떻게 반영하는지
  4. 경쟁사인 라이드플럭스, 42dot 등의 후속 대응
  5. 국토부의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 활용 여부

7. 정리 - "데이터 가진 자가 자율주행을 가진다"

이번 딜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자율주행은 더 이상 알고리즘 싸움이 아니라 데이터 싸움이라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 그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회사는 자동차 OEM이 아니라 카셰어링 플랫폼이었다는 것. 게임사가 자동차 회사 지분을 사는 풍경이 자연스러워진 시대, 다음 합종연횡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자율주행 상용화까지의 여정을 흥미롭게 지켜볼 만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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