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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금융시장론 — 이자율 기간구조, 은행 행태, 통화정책 수단의 통합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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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자금의 흐름을 가격(이자율)으로 조정하는 정교한 메커니즘이다. 본 보고서는 금융시장론의 핵심 영역인 ① 이자율 기간구조 이론, ② 은행의 행태 모형, ③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④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차례로 살펴본다. 각 주제는 표준 이론을 바탕으로 하되,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한국은행의 실제 정책 운용 사례를 결합하여 이론과 현실의 접점을 명확히 한다.

1. 이자율 기간구조 이론 네 가지와 수익률곡선 설명력 비교

이자율 기간구조(term structure of interest rates)란 신용위험·세제·유동성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한 채권에서 만기까지의 잔존기간이 달라질 때 이자율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나타낸 관계이다. 이를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 수익률곡선(yield curve)이며, 일반적으로는 우상향(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높음)을 보이지만 때로 수평·역전(우하향)·험프(중간 만기가 가장 높음) 형태도 관측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발전한 네 가지 대표적 이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대이론(expectations theory)은 장기금리가 현재의 단기금리와 미래의 예상 단기금리들의 기하평균이라고 본다. 즉 투자자가 2년 만기 채권에 한 번 투자하는 것과 1년 만기 채권에 두 번 연속 투자하는 것의 기대수익이 같아야 한다는 무차익 조건에서 출발한다. 이 이론은 상이한 만기의 채권을 완전대체재로 간주한다. 기대이론에 따르면 수익률곡선의 우상향은 미래 단기금리 상승 전망을, 우하향은 하락 전망을, 수평은 동일 전망을 반영한다. 따라서 수익률곡선의 형태 변화 자체에 대한 설명력은 매우 높지만, 현실에서 곡선이 평균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둘째, 시장분할이론(segmented markets theory)은 만기별로 채권시장이 분리되어 있고 각 시장에서의 수요·공급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자율이 결정된다고 본다. 연기금이나 보험사처럼 부채의 만기가 긴 기관투자자는 장기채를,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는 단기채를 선호하는 등 투자자의 만기 선호가 강하게 고착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이 이론은 만기별 수급 불일치로 인한 곡선의 굴절·험프 등을 잘 설명하지만, 만기별 이자율의 동조적 움직임(예: 기준금리 인상 시 단·중·장기금리가 함께 상승)을 설명하기 어렵다.

셋째, 특정만기선호이론(preferred habitat theory)은 투자자가 특정 만기를 선호하되, 다른 만기의 채권이 충분히 매력적인 프리미엄을 제공하면 선호 만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시장분할이론을 완화한 형태로, 기대이론과 시장분할이론의 절충점에 해당한다. 이 이론은 수익률곡선이 일반적으로 우상향하는 이유를 단기채 선호 투자자가 다수이므로 장기채 보유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으로 설명한다. 수익률곡선의 평균적 형태와 형태 변화를 모두 일정 정도 설명할 수 있는 절충적 강점이 있다.

넷째, 유동성프리미엄이론(liquidity premium theory)은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 변동에 따른 자본손실 위험과 유동성 제약이 커지므로 투자자가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요구한다고 본다. 따라서 장기금리는 미래 예상 단기금리들의 평균에 만기에 따라 증가하는 유동성프리미엄을 더한 값이 된다. 이는 기대이론의 수익률곡선 형태 변화 설명력을 유지하면서, 곡선이 평균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사실까지 설명한다. 즉 수익률곡선이 약간 우상향하면 향후 단기금리가 거의 변동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매우 가파른 우상향은 큰 폭의 단기금리 상승 전망을, 우하향은 큰 폭의 단기금리 하락 전망을 의미한다.

수익률곡선 설명력을 비교하면, 만기별 이자율의 동조성과 평균적 우상향, 형태 변화 셋을 모두 정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유동성프리미엄이론이 가장 우수하며, 그 다음이 특정만기선호이론이다. 기대이론은 형태 변화는 잘 설명하나 평균적 우상향을, 시장분할이론은 평균적 형태는 어느 정도 설명하나 동조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한국 국고채 시장에서 2022년 미국 연준의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역전 시점에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상회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기대이론·유동성프리미엄이론의 관점에서 향후 경기둔화와 금리인하 전망을 시장이 선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2. 은행 행태의 두 모형 — 이윤극대화 대 자산규모극대화

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공급하는 금융중개기관이며, 그 행태는 무엇을 목적함수로 삼느냐에 따라 자산규모, 예대금리차, 초과이윤이 달라진다. 표준적 분석은 우상향하는 예금공급곡선(예금이자율이 높을수록 예금이 늘어남)과 우하향하는 대출수요곡선(대출이자율이 낮을수록 대출이 늘어남)을 이용한다. 한계비용은 예금이자율을 포함한 자금조달비용 곡선이고, 한계수입은 대출이자율 곡선이다.

이윤극대화(profit maximization) 모형에서는 한계수입과 한계비용이 일치하는 점에서 자산(대출) 규모가 결정된다. 그래프로 표현하면, 가로축에 대출·예금 잔액(자산규모), 세로축에 이자율을 두었을 때 우하향하는 대출수요곡선에서 도출한 한계수입곡선과 우상향하는 예금공급곡선에서 도출한 한계비용곡선이 교차하는 점에서 최적 자산규모 Q가 결정된다. 이 Q 수준에서 대출이자율은 대출수요곡선상의 i_L, 예금이자율은 예금공급곡선상의 i_D*가 되어 예대금리차(i_L − i_D)가 양(+)으로 발생한다. 이 차이가 한 단위당 마진이고, Q와 곱한 영역이 은행의 초과이윤이다.

자산규모극대화(asset size maximization) 모형에서는 은행이 이윤이 음(-)이 되지 않는 한 자산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즉 평균수입과 평균비용이 일치하는 점, 다시 말해 총수입과 총비용이 같아지는 손익분기점까지 대출과 예금을 확대한다. 그래프상으로는 대출수요곡선(평균수입)과 예금공급곡선(평균비용)이 교차하는 점에서 자산규모 Q**가 결정된다. 이 점에서 대출이자율과 예금이자율은 동일해지므로 예대금리차는 0에 수렴하고 초과이윤도 0이 된다.

두 모형의 비교는 명확하다. 자산규모는 자산규모극대화 모형(Q*)이 이윤극대화 모형(Q)보다 크다. 한계수입이 한계비용을 상회하는 구간을 넘어서까지 자산을 늘리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는 이윤극대화 모형에서 양(+)이지만 자산규모극대화 모형에서는 0으로 축소된다. 초과이윤은 이윤극대화 모형에서 최대이지만, 자산규모극대화 모형에서는 0이다.

이러한 차이는 은행의 지배구조 및 경영 인센티브와 직결된다. 주주가치를 우선하는 민간은행은 이윤극대화에 가깝게 행동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과거 한국의 일부 국책은행이나 외환위기 이전 관치금융 체제 하의 시중은행들은 외형 성장을 중시하여 자산규모극대화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는 평가가 있다. 1997년 외환위기는 과도한 외형경쟁이 자기자본 대비 위험을 키워 자본건전성을 훼손한 결과 발생한 시스템 위기의 한 사례로 언급된다. 이후 금융감독 당국의 자본적정성 규제(BIS 자기자본비율) 강화와 위험가중자산 관리 도입으로 한국 은행들은 점차 이윤극대화 행태로 수렴해왔다.

3.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세 가지와 공개시장운영의 장점

중앙은행이 본원통화와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어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통적 수단은 ① 중앙은행 여수신제도, ② 지급준비제도, ③ 공개시장운영의 세 가지다.

첫째, 중앙은행 여수신제도(standing facilities)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여하거나 예치를 받아주는 상시 제도이다. 한국은행의 자금조정대출과 자금조정예금이 이에 해당한다. 이 제도는 단기금리의 상·하단을 형성하는 코리도(corridor) 역할을 한다. 즉 금융기관은 자금조정대출 금리보다 높은 시장금리로 자금을 빌리지 않으며, 자금조정예금 금리보다 낮은 시장금리로 자금을 운용하지 않으므로, 콜금리는 이 두 금리 사이에서 움직이게 된다. 또한 일시적 자금 부족에 처한 금융기관에 대한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을 수행하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도모한다. 다만 여수신제도는 시장기능보다 행정적 성격이 강해 일상적인 미세조정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지급준비제도(reserve requirement)는 금융기관이 예금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지급준비율을 높이면 금융기관이 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 통화승수가 낮아지고, 낮추면 그 반대가 된다. 강력한 정책효과를 가지지만, 동시에 금융기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빈번한 조정이 어려워 미세조정 수단으로 부적합하다. 한국은행은 1990년대까지 지급준비율을 활발히 조정했으나 2000년대 이후로는 거의 변동시키지 않고 있으며, 주로 구조적 유동성 관리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셋째, 공개시장운영(open market operations)은 중앙은행이 채권시장에서 국공채나 통화안정증권 등을 매입·매도하여 본원통화량과 단기금리를 조절하는 수단이다. 매입(RP 매입)하면 본원통화가 증가하고 단기금리가 하락하며, 매도(RP 매도)하면 그 반대가 된다. 한국은행은 콜금리 목표제에서 기준금리(7일물 RP금리) 목표제로 운영체계를 전환한 이후 공개시장운영을 가장 핵심적인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개시장운영의 장점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정밀성이다. 중앙은행이 매입·매도 규모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일별·주별 유동성을 미세조정할 수 있다. 둘째, 신축성이다. 정책 방향의 변경이나 규모의 조정이 즉각적으로 가능하며, 잘못된 조작이 이루어졌다고 판단되는 경우 반대 거래로 신속하게 되돌릴 수 있다. 셋째, 중앙은행 주도성이다. 여수신제도가 금융기관의 의사에 따라 작동하는 데 비해, 공개시장운영은 중앙은행이 시점과 규모를 결정하므로 정책의 적시성이 높다. 넷째, 시장친화성이다. 시장가격(채권 시세)에 기반하여 작동하므로 시장 왜곡이 적고, 깊고 유동성이 풍부한 채권시장과의 상호 발전을 촉진한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공개시장운영은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4.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세 가지 — 양적완화, 사전적 정책방향, 마이너스금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가 실효하한(effective lower bound)에 도달하자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존 수단으로는 충분한 경기부양이 어려워졌다. 이에 등장한 비전통적 수단이 양적완화, 사전적 정책방향(포워드 가이던스), 마이너스 정책금리이다.

첫째,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는 중앙은행이 단기 정책금리가 0에 근접한 상황에서 장기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하여 본원통화를 직접 공급하고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는 정책이다. 전달경로는 다음과 같다. ① 포트폴리오 재조정 경로 — 중앙은행이 장기채를 매입함으로써 민간 보유 장기채가 감소하고, 투자자들은 동일한 만기·위험 프로파일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채·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킨다. 이로써 위험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자산효과가 발생한다. ② 신호 경로 — 중앙은행의 대규모 매입은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전달한다. ③ 유동성 프리미엄 경로 — 중앙은행이 매수자로 시장에 상시 존재함으로써 유동성 프리미엄이 축소된다. 미국 연준은 2008~2014년 세 차례에 걸쳐 약 3.7조 달러의 자산을 매입했고, 한국은행도 코로나19 위기 시 국고채 단순매입 및 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둘째, 사전적 정책방향(forward guidance)은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신호를 사전에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수단이다. 전달경로는 시장의 미래 단기금리 기대를 직접 변화시켜 — 기대이론에 따라 — 장기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형태는 ① 시점형(시간을 명시: "2024년까지"), ② 조건형(거시변수 조건 명시: "물가 2% 안정 전까지"), ③ 정성형(모호한 표현: "상당 기간") 등으로 구분된다. 미국 연준이 2008년 위기 이후 "exceptionally low levels for an extended period"라는 문구를 사용했고, 한국은행도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정책기조에 관한 언급을 강화해왔다.

셋째, 마이너스 정책금리(negative interest rate policy, NIRP)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 예치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정책이다. 전달경로는 ① 금융기관이 중앙은행 예치 대신 대출·채권매입에 자금을 활용하도록 유도, ② 시장 단기금리를 0 미만으로 낮춰 전반적 금리수준 인하, ③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 진작이다. 유럽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일본은행은 2016년부터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했다.

비전통적 수단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양적완화는 ①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비대화로 향후 출구전략 부담, ②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분배 악화와 자산버블 위험, ③ 한계효과의 체감(시행 횟수가 늘수록 효과가 감소)이 지적된다. 사전적 정책방향은 ① 중앙은행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신뢰성 훼손, ② 경제여건 변화 시 정책 유연성 제약, ③ 시장이 신호를 다르게 해석할 위험이 있다. 마이너스금리는 ① 은행 수익성 악화로 오히려 대출이 위축될 가능성("리버설 레이트" 문제), ② 현금 보관에 따른 회피 가능성, ③ 연기금·보험사의 장기수익률 악화, ④ 일반 예금자에게 마이너스금리 전가 시 사회적 저항이 거론된다.

종합하면, 비전통적 수단은 위기 시 단기·장기금리를 동시에 끌어내려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효과가 점차 체감되고 부작용이 누적된다는 점에서 정상화 시점의 출구전략과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조화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은행 역시 코로나19 국면에서 한국형 양적완화로 평가받는 국고채 단순매입과 무제한 RP 매입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켰으며, 이후 2022~2023년 정책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비전통적 수단의 단계적 정리가 진행되었다.

이상의 네 주제는 이자율 결정과 은행의 자금중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라는 금융시장의 핵심 사슬을 이루며, 표준 이론과 한국은행의 실제 정책 운용 사례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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