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0대 개발자가 겪은 세대 갈등과 해결 방안

세대 갈등의 시작

저는 30대 중반의 백엔드 개발자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에는 20대 초반의 신입 개발자부터 50대 중반의 경영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 다양성이 장점이 될 때도 많지만, 때때로 예상치 못한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갈등은 프로젝트 회의에서 발생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런칭을 앞두고 기술 스택을 논의하던 자리에서, 저는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과 안정성을 위해 스프링부트와 MySQL 기반의 전통적인 모놀리스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신입 개발자들은 최신 기술인 Serverless 아키텍처와 NoSQL을 도입하자고 강하게 주장했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경영진은 기술 자체보다 비용과 출시 일정을 우선시하며 "왜 굳이 바꾸려고 하냐, 기존에 쓰던 것 그대로 가자"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회의는 서로 다른 세대의 가치관이 충돌하며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 20대: "최신 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회사가 뒤처집니다."
• 30대인 저: "새로운 기술도 좋지만 안정성이 더 중요합니다."
• 50대 경영진: "리스크가 있는 실험은 하지 말고, 빨리 완성해 매출을 올립시다."

각자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의 우선순위가 달랐기 때문에 이해가 어려웠던 것이 갈등의 핵심이었습니다.

갈등의 본질

이 사건을 곰곰이 되짚어 보니 단순히 기술 스택을 두고 벌어진 의견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세대별로 일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랐던 것입니다.

1. 20대의 시선: 성장과 도전 중심
   •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도입하며 자신의 역량을 넓히고 싶어 합니다.
   • 회사의 성장보다 본인의 커리어 성장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2. 30대의 시선: 균형과 현실 중심
   • 어느 정도의 경험이 쌓이며 안정성을 중시합니다.
   • 새로운 시도를 하되, 기존 시스템과의 연결성을 고려합니다.
3. 50대의 시선: 결과와 비용 중심
   • 기술보다는 비즈니스 성과에 집중합니다.
   •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원합니다.

결국 세대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달랐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자신의 기준으로만 해석하며 오해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해결 방안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저는 몇 가지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1. 공통 언어로 대화하기

서로의 말을 이해하려면 공통 언어가 필요합니다.
20대가 말하는 "재미있고 혁신적인 기술"을 50대 경영진에게 설명할 때는 "비용 절감"이나 "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비즈니스 용어로 바꿔 표현했습니다.
반대로, 경영진이 "리스크가 크다"고 말할 때는 그 의미를 기술적으로 해석해 신입 개발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2. 단계적 도입

한 번에 모든 시스템을 바꾸는 대신, 일부 모듈에서만 새로운 기술을 시범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20대 개발자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고, 50대 경영진도 전체 시스템이 위험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중간에서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고, 예상되는 문제를 미리 문서화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3. 세대별 가치 인정하기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였습니다.
20대의 도전 정신 덕분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고, 50대의 경험 덕분에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회의에서는 반드시 각 세대의 의견을 모두 듣고, 장단점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마무리

세대 갈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언어와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갈등은 오히려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회사가 더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0대 개발자인 저는 두 세대 사이에서 ‘통역사’ 역할을 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죠.
앞으로도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사람임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