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현대철학적 인간 이해와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이론

인간에 대한 이해는 시대와 철학적 관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과거에는 인간을 단순히 자연과학적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았다면, 후기 현대철학에서는 인간의 복합성과 주체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후기 현대철학에서 바라보는 인간관의 특징과 이러한 관점에서 종래의 과학적 인간관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이어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이론과 그 교육적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후기 현대철학적 인간 이해의 특징

후기 현대철학은 20세기 후반 이후의 철학 사조를 말하며, 다원성, 상호주관성, 관계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이 관점에서 인간은 고정된 본질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역동적인 주체로 이해된다.

1. 주체성의 해체와 관계성의 강조
   근대 철학에서는 인간을 이성적이고 자율적인 주체로 이해했지만, 후기 현대철학은 이러한 ‘자율적 주체’ 개념을 해체한다. 인간은 사회, 문화, 언어 속에서 형성되는 존재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의한다. 예를 들어,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인간의 정체성을 단일한 것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역할과 경험의 총합으로 본다.
2. 다원성과 상대성의 수용
   후기 현대철학은 하나의 보편적 진리나 절대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인간의 삶은 복합적이고,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며, 그 어떤 것도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이해 또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3. 과학주의의 한계 극복
   인간을 단순히 기계적·생물학적 존재로만 보는 과학적 인간관의 한계를 지적한다. 인간은 단순히 생물학적 법칙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며, 언어와 문화,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과학적 인간관에 대한 비판적 고찰

종래의 과학적 인간관은 인간을 실험과 관찰을 통해 분석 가능한 객체로만 이해했다. 이 관점은 인간을 물질적·기계적 시스템으로 파악해, 인간 행동을 자극과 반응의 법칙으로 단순화했다.
하지만 후기 현대철학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적한다.

1. 인간의 주체성 상실
   인간을 단순히 실험실의 대상이나 수치로 환원하면, 인간이 스스로 의미를 창출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간과하게 된다. 이는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대우하지 못하게 하는 위험을 내포한다.
2. 가치와 문화의 배제
   과학적 인간관은 객관성을 강조하며 가치 판단을 배제하지만, 인간의 삶은 가치와 문화가 밀접하게 얽혀 있다. 인간을 가치와 분리된 존재로 이해하는 것은 불완전한 시각이다.
3. 전체적 이해의 부족
   과학은 인간의 특정 측면만을 분석하는 데 뛰어나지만, 인간 존재의 총체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후기 현대철학은 인간을 전체적·통합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이론

콜버그(Lawrence Kohlberg)는 인간의 도덕성이 단계적으로 발달한다고 보았다. 그는 피아제의 인지 발달이론을 확장하여 도덕적 추론 능력이 발달하는 과정을 3수준 6단계로 제시하였다.

1. 전인습적 수준 (Pre-conventional level)
   • 1단계: 처벌과 복종 지향
     행동의 옳고 그름을 처벌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예) 혼나지 않기 위해 규칙을 지킨다.
   • 2단계: 도구적 상대주의
     자신의 욕구 충족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예) "네가 나를 도와주면 나도 너를 도와줄게."
2. 인습적 수준 (Conventional level)
   • 3단계: 대인관계 조화 지향
     타인의 기대와 관계를 중시하며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려 한다.
     예) "가족과 친구들이 나를 자랑스러워할 거야."
   • 4단계: 법과 질서 지향
     사회 질서와 법을 지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예)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3. 후인습적 수준 (Post-conventional level)
   • 5단계: 사회계약적 관점
     법과 규칙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로, 변화 가능성을 인정한다.
     예) "법이 불합리하다면 바꿔야 한다."
   • 6단계: 보편적 윤리 원칙 지향
     보편적 정의와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
     예)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교육적 시사점

콜버그의 이론은 교육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1. 도덕적 사고력 발달을 돕는 교육
   단순히 규칙을 암기하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도덕적 딜레마 토론 등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도덕적 판단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2.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
   학생의 도덕성 발달 수준에 따라 교육 방법을 차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아기에는 처벌 중심의 단계를 고려하고, 청소년기에는 법과 사회 질서를 강조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3. 비판적 사고와 자율성 강조
   후인습적 수준에 도달하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가치관을 접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결론

후기 현대철학은 인간을 다원적이고 관계적인 존재로 바라보며, 과학적 인간관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또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이론은 인간의 도덕적 성장 과정을 설명하며,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도덕적 사고와 자율성을 함양하는 데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한다.
결국 인간 이해와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복합성과 가능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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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콜버그, L. (1981). Essays on Moral Development, Vol. 1: The Philosophy of Moral Development.
• 김영환, 현대윤리학의 흐름, 철학연구원, 2022.
• 강학중, 도덕교육의 이해, 교육과학사,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