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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다양한 가족 개념과 가족신화에 대한 고찰 그리고 가족 범위·기능을 중심으로 한 가족 개념의 재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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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가족은 인류 사회가 유지되어 온 가장 오래된 일차집단이자, 개인이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사회적 단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 우리는 쉽게 답하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가족은 같은 호적이나 주민등록표에 등재된 사람을 의미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서적 친밀감을 공유하는 공동체이며, 어떤 사람에게는 함께 식사를 하고 일상을 나누는 동거인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처럼 가족이라는 개념은 시대, 문화, 학문 영역, 그리고 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른 의미층을 형성한다.

20세기 중반까지 가족은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라는 단일한 표준 모델로 환원되어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인구 구조의 변동, 가치관의 변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평균수명의 연장과 만혼·비혼·이혼의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가족의 외형과 내면은 빠르게 다원화되었다.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1인가구,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비혈연 동거공동체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모습은 더 이상 하나의 정형으로 묶이지 않는다(통계청, 2024). 동시에 가족 구성원들이 무의식적으로 공유하는 신념체계, 즉 ‘가족신화(family myth)’가 가족 구성원의 행동과 관계를 보이지 않게 규율한다는 점도 가족치료 분야에서 꾸준히 조명되어 왔다(Ferreira, 1963; Goldenberg & Goldenberg, 2017).

본 보고서는 가족과 문화를 학습하는 입장에서 ‘다양한 가족 개념’과 ‘가족신화’를 먼저 정리한 뒤, 그 위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가족 개념을 가족의 범위와 기능을 축으로 삼아 제시하고자 한다. 단순한 학설 나열을 넘어,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가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론을 함께 담는다. 가족을 둘러싼 학문적 논의를 자기 삶의 자리로 끌어와 재해석할 때 비로소 가족과 문화라는 교과의 학습 의미가 살아난다는 점도 보고서 전체의 흐름에서 강조하고자 한다.

본론

1. 다양한 가족 개념

가족을 정의하는 시도는 학문 분야마다 다른 강조점을 갖는다. 인류학자 머독(Murdock, 1949)은 가족을 “공동의 거주, 경제적 협동, 재생산 기능을 갖고 사회적으로 인정된 성관계를 유지하는 최소 두 명의 성인 남녀와 한 명 이상의 자녀로 구성된 집단”으로 보았다. 이는 이른바 핵가족 보편설로 이어지며, 가족을 ‘생물학적 재생산을 수행하는 제도’로 환원시킨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레비스트로스(Lévi-Strauss, 1956)는 가족을 결혼에 의해 출발하는 부부와 자녀를 핵으로 하면서도, 법적 유대와 경제적·종교적 권리·의무, 그리고 애정·존경 등의 정감으로 결합된 단위로 폭넓게 정의하였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버지스(Burgess)는 가족을 “상호작용하는 인격체의 통합체(unity of interacting personalities)”라고 표현하면서 가족을 구조가 아니라 관계의 흐름으로 이해할 것을 강조하였다. 반면 파슨스(Parsons)는 핵가족을 산업사회의 기능적 요구에 부응하는 단위로 보고 자녀의 1차적 사회화와 성인 인격의 안정화를 핵심 기능으로 제시하였다(Parsons & Bales, 1955). 국내 학자들의 정의도 다양하다. 최재석은 가족을 ‘공동가계를 공유하는 친족관계 집단’으로, 유영주는 ‘부부와 자녀를 중심으로 한 기본적 사회집단’으로, 최경석은 ‘같은 가정에 살면서 특정한 역할과 지위를 갖는 사람들의 체계’로 보았다.

법제도는 또 다른 층위의 정의를 제공한다. 우리 민법 제779조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 그리고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배우자의 직계혈족·배우자의 형제자매’로 규정한다(국가법령정보센터, 2024). 또한 「건강가정기본법」 제3조는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 단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정책 대상의 명확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으나, 현실의 다양한 가족, 가령 사실혼 가족이나 비혼 동거 공동체, 위탁가족 등을 가족 정책의 사각지대에 두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여성가족부, 2021).

한편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는 가족을 ‘문화적으로 구성된 단위’로 본다. 같은 혈연이라도 어떤 사회에서는 매우 강한 의무로 작동하고, 다른 사회에서는 느슨한 친밀감의 자원으로 기능한다. 한국 사회의 경우 유교적 가족주의의 영향이 여전히 짙게 남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개인주의적 가치와 양성평등 의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족 개념이 세대 사이에서 다르게 해석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문화적 다층성은 가족을 정의할 때 단일한 잣대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성미애·송혜림·조은숙(2019)은 가족을 단일한 실체로 파악하기보다 ‘제도로서의 가족’과 ‘관계로서의 가족’이라는 이중적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제도로서의 가족은 결혼, 혈연, 입양과 같은 사회적 승인을 통해 구성원의 권리·의무를 규정하지만, 관계로서의 가족은 일상적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는 친밀성과 돌봄의 결합체이다. 두 차원은 흔히 일치하지만, 사별·이혼·재혼·국제결혼·동거 등의 상황에서는 어긋나기도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부각되는 ‘다양한 가족’은 크게 다섯 갈래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1인가구의 폭증이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섰다. 둘째, 한부모가족과 조손가족이다. 이혼·사별·미혼 출산 등의 사유로 한 명의 양육자가 자녀를 키우는 형태, 그리고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형태가 안정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셋째, 재혼가족(stepfamily)이다. 자녀를 동반한 재혼이 늘면서 비친생부모·계자녀 관계라는 새로운 정서적 과제가 부상한다. 넷째, 다문화가족이다.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귀화자 등으로 구성된 가족은 한국 가족 문화에 새로운 결을 더한다. 다섯째, 비혼 동거·반려공동체와 같이 법적 결혼을 전제하지 않는 친밀 관계이다(김혜영, 2020). 이러한 다양한 형태들은 가족을 ‘하나의 정답’이 아닌 ‘여러 변주’로 바라보도록 요청한다.

2. 가족신화의 개념과 작동 방식

가족신화는 가족구성원들이 명시적으로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공유하는, 그러면서도 흔히 현실과 어긋나는 신념체계를 의미한다. 페레이라(Ferreira, 1963)는 가족신화를 “가족구성원 모두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공유하면서 그 진위를 검증하지 않는 일련의 잘 조직된 신념”으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신화는 가족 안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어떤 감정을 표현해도 되는지, 어떤 주제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지를 보이지 않게 규율한다.

가족신화의 작동 방식은 ‘반복적 합의’와 ‘방어적 기능’이라는 두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가족 구성원들은 일상 속 사건을 같은 방식으로 해석함으로써 신화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예컨대 “우리 집은 항상 화목하다”는 신화는 갈등이 있어도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해석으로 봉합된다. 둘째, 가족신화는 외부의 위협이나 내부의 불안을 회피하는 방어기제로 작동한다. “아버지는 늘 옳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우리 가족은 결코 이혼하지 않는다” 같은 신화는 갈등의 진짜 원인을 직시하지 않게 하여 단기적 안정을 가져온다(Goldenberg & Goldenberg, 2017).

대표적인 가족신화의 유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거론된다. ① 화목신화: “우리 가족은 싸우지 않는다.”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을 막아 정서적 회피를 유도한다. ② 희생신화: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 부모 세대의 자기실현 욕구를 억압하고 자녀에게 과도한 부채감을 심을 수 있다. ③ 영웅·낙인신화: “장남은 가문을 책임져야 한다”, “막내는 영원히 어린아이다” 같이 특정 구성원에게 고정된 역할을 부여한다. ④ 비밀신화: “집안일은 밖에서 절대 말해서는 안 된다.” 학대·중독·재정 위기 등을 은폐하여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⑤ 자급자족신화: “우리 집 문제는 우리끼리 해결한다.” 외부의 전문적 도움을 거부하게 만든다(필라리, 1986).

가족신화는 그 자체로 무조건 ‘병리적’이라 단정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공유된 신념은 가족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결속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신화가 현실과의 괴리를 키우고, 구성원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도록 옭아매며, 변화에 대한 적응을 가로막을 때 그것은 역기능 가족(dysfunctional family)의 토양이 된다. 가족치료에서 다세대 전수 과정에 주목한 보웬(Bowen, 1978)은 검증되지 않은 가족신화가 세대를 거쳐 전수되면서 미해결된 정서적 과제를 다음 세대로 떠넘긴다고 보았다. 따라서 가족신화를 ‘말로 꺼내어 검증’하는 작업, 즉 침묵되어 온 규범을 명료화하여 그 타당성을 함께 논의하는 과정은 건강한 가족관계의 출발점이 된다.

3. 본인이 생각하는 가족 개념: 가족 범위와 가족 기능을 중심으로

이상에서 살펴본 다양한 가족 개념과 가족신화의 논의를 토대로, 필자는 가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가족이란 혈연·혼인·입양을 핵심으로 하면서도 그것에 갇히지 않고, 일상적 돌봄과 정서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로 합의한 친밀공동체이다. 이 정의는 가족을 ‘구성(form)’이 아니라 ‘작동 방식(function)’으로 이해하려는 입장이며, 동시에 한국 사회의 법·문화적 맥락을 무시하지 않으려는 절충적 시각이다. 이 정의를 가족 범위와 가족 기능의 두 축에서 풀어 본다.

3.1 가족 범위에 대한 시각

먼저 가족 범위는 동심원 구조로 그려볼 수 있다. 가장 안쪽 원은 ‘1차 가족’으로, 일상생활을 함께 영위하고 거주를 공유하며 서로의 안녕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구성원들이다. 부부와 미혼 자녀는 물론, 함께 사는 노부모,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 비혼 자매가 함께 사는 자매가구, 위탁부모와 위탁아동, 그리고 ‘선택가족(chosen family)’으로 결합한 비혈연 동거인까지 포함될 수 있다.

다음 원은 ‘2차 가족’이다. 함께 살지는 않지만 정기적 왕래와 정서적·경제적 지원을 주고받는 친족이 이에 해당한다. 분가한 자녀, 결혼한 형제자매, 별거하는 노부모, 친정·시가의 직계존속 등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독립된 가구를 이루지만, 명절·돌봄·위기상황에서는 1차 가족의 역할을 보충한다.

가장 바깥 원은 ‘확장가족’으로, 친족 범위를 넘어선 친밀공동체이다. 이는 민법이 정한 가족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가족과 유사한 정서적·돌봄적 기능을 수행하는 관계망이다. 오랜 친구, 종교·취미 공동체, 셰어하우스의 동거인, 협동조합형 노인공동체, 그리고 사실혼 파트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동심원적 가족 범위는 두 가지 함의를 갖는다. 첫째, 가족은 단일한 외곽선을 가진 폐쇄 집단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를 가진 관계의 그라데이션이다. 둘째, 가족 범위를 정할 때 결정적인 기준은 호적·주민등록 같은 형식적 표지가 아니라 ‘일상의 공유’와 ‘책임의 지속성’이다. 다만 이 견해는 민법과 건강가정기본법이 제공하는 법적 가족 범위를 부정하지 않는다. 법적 정의는 권리·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적 약속이므로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족정책과 사회복지 실천의 영역에서는 동심원의 바깥쪽까지 시야를 확장해야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3.2 가족 기능에 대한 시각

가족의 기능은 전통적으로 ① 생식과 성적 통제, ② 경제적 협동, ③ 자녀의 사회화, ④ 정서적 지지, ⑤ 노약자 보호, ⑥ 사회적 지위 부여 등으로 분류되어 왔다(오그번, 1933). 그러나 이러한 기능 가운데 상당수는 외부 제도가 분담해 가고 있다. 학교와 보육시설이 자녀 사회화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사회보험과 장기요양제도가 노약자 보호를 보완하며, 시장경제가 의식주의 상당 부분을 공급한다. 결국 현대 가족이 다른 제도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수행해야 하는 기능은 점차 ‘정서적 지지’와 ‘일상적 돌봄’으로 좁혀지고 있다(성미애 외, 2019).

필자는 가족 기능을 다음 네 가지로 재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정서적 안전기지(secure base) 기능이다. 가족은 구성원이 외부 세계에서 받은 긴장과 좌절을 회복할 수 있는 심리적 항구로 기능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위안의 차원을 넘어, 구성원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성(psychological safety)’의 보장과 직결된다. 둘째, 돌봄의 공동 수행이다. 영유아, 환자, 노인, 장애가 있는 구성원에 대한 돌봄을 분담하고 외부 자원과 연결하는 역할이다. 셋째, 가치와 문화의 협상 기능이다. 가족은 단지 부모의 가치관을 자녀에게 ‘전수’하는 일방적 통로가 아니라, 세대 간 서로 다른 가치를 협상하고 재구성하는 장이다. 다문화가족이나 글로벌 이주 가족에서 이 기능의 중요성은 한층 분명해진다. 넷째, 자기실현의 동반 기능이다. 산업화 초기 가족이 ‘생존’을 위한 단위였다면, 오늘날 가족은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실현과 학습·성장을 지원하는 ‘동반자적 단위’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 재정의는 앞서 살펴본 가족신화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가족이 정서적 안전기지가 되려면 ‘화목신화’나 ‘비밀신화’가 강요하는 침묵 대신, 갈등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협상할 수 있는 의사소통 규범이 필요하다. 돌봄을 공동 수행하려면 ‘희생신화’를 해체하고 돌봄 책임을 가족 안팎에서 재분배해야 한다. 가치 협상과 자기실현 동반은 영웅·낙인 신화가 부여하는 고정된 역할 대본에서 구성원을 풀어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3.3 통합적 정의

이상을 종합하면, 가족은 “법적·혈연적 토대 위에 자발적 합의가 더해진 일상 돌봄과 정서적 책임의 동심원적 공동체이며, 그 핵심 기능은 정서적 안전기지·돌봄의 공동 수행·가치 협상·자기실현 동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는 다음과 같은 실천적 함의를 갖는다.

첫째, 가족정책의 설계는 형식적 가족 범위를 넘어 실제로 돌봄과 정서적 책임을 공유하는 단위를 포착해야 한다. 사실혼 파트너의 의료 의사결정 참여, 위탁가정에 대한 양육수당, 비혼 동거 공동체의 주거 지원 등은 ‘기능적 가족’을 정책 대상에 포함시키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둘째, 학교와 지역사회의 가족교육은 신화의 해체와 의사소통 역량의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다루어야 한다. 셋째, 가족 구성원 각자는 자신이 속한 가족이 어떤 신화에 의해 작동하는지 성찰하고, 검증되지 않은 신화를 ‘이야기되는 신념’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일상적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

결론

가족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왔으며, 학문적·법적·일상적 차원에서 다층적으로 정의되어 왔다. 핵가족 모델에 기반한 단일한 가족 개념은 더 이상 우리의 현실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1인가구,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다문화가족, 비혈연 친밀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이 한국 사회를 채우고 있으며, 이는 가족이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변주’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가족 안에서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가족신화는 구성원의 행동과 정서를 규율하면서 가족의 안정성에 기여하기도 하고 역기능을 키우기도 한다. 따라서 가족을 이해한다는 것은 외형적 구조와 내적 신념체계를 함께 들여다보는 일이다.

본 보고서는 다양한 가족 개념과 가족신화를 검토한 후, 가족을 ‘법적·혈연적 토대 위에 자발적 합의가 더해진 일상 돌봄과 정서적 책임의 동심원적 공동체’로 정의하였다. 가족 범위는 1차 가족, 2차 가족, 확장가족으로 펼쳐지는 그라데이션의 구조로, 가족 기능은 정서적 안전기지, 돌봄의 공동 수행, 가치 협상, 자기실현 동반이라는 네 축으로 재구성하였다. 이러한 시각은 가족을 고정된 외형이 아니라 ‘작동하는 관계’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고 본다.

가족과 문화는 끊임없이 서로를 재구성한다. 우리가 어떤 가족 개념을 받아들이고 어떤 가족신화를 의심하는가에 따라 가족의 풍경은 달라진다. 다양성에 열려 있는 가족 개념, 신화를 검증하는 가족문화, 그리고 정서적 안전기지로 기능하는 가족관계가 더 많은 사람의 일상에 자리 잡을 때, 우리는 비로소 ‘가족과 문화’를 진정한 의미에서 함께 누리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성미애, 송혜림, 조은숙(2019). 『가족과 문화』.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2. 김혜영(2020). 「한국 가족의 다양화와 가족정책의 과제」. 『한국가족복지학』, 25(4), 575-600.
  3. 여성가족부(2021).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 서울: 여성가족부.
  4. 통계청(2024). 「2023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대전: 통계청.
  5. 국가법령정보센터(2024). 「민법 제779조」 및 「건강가정기본법 제3조」. https://www.law.go.kr
  6. Bowen, M. (1978). Family Therapy in Clinical Practice. New York: Jason Aronson.
  7. Ferreira, A. J. (1963). Family myth and homeostasis.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9(5), 457-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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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Murdock, G. P. (1949). Social Structure. New York: Macmil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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