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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유전자 변형 작물 품종 육성을 위한 외부 유용 유전자의 도입 — 사례, 의의, 도입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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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작물 육종의 패러다임 전환

전통적인 작물 육종은 같은 종 혹은 근연 야생종 사이의 교배를 통해 유용한 형질을 선발해 누적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교배 육종은 생식적으로 격리된 종 사이에서는 유전자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한 형질이 안정적으로 고정되기까지 평균 8~12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원하는 형질만을 선별적으로 옮기기 어렵고, 연관된 불량 형질이 함께 따라 들어오는 연관 지체(linkage drag) 문제도 적지 않다.

20세기 후반에 들어 분자유전학과 재조합 DNA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종(species)의 장벽을 넘어 미생물·곤충·동물 등 전혀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작물에 직접 옮겨 발현시키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외부 유래의 유용 유전자를 도입하여 만들어진 작물을 유전자 변형 작물(Genetically Modified Crop, GM crop) 혹은 형질전환 작물(transgenic crop)이라 부른다. 1994년 미국 칼젠(Calgene)사가 개발한 무름 지연 토마토 ‘플레이버 세이버(Flavr Savr)’가 최초로 상업화된 유전자 변형 작물로 기록된 이래,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 약 70개국에서 콩·옥수수·면화·유채를 중심으로 1억 9천만 헥타르가 넘는 면적에 유전자 변형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본 보고서는 농업유전학적 관점에서 (1) 외부 유용 유전자가 실제로 도입된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고, (2) 이러한 도입이 갖는 농학적·사회적 의의를 고찰하며, (3) 외래 유전자를 식물 세포에 도입하고 안정적으로 발현시키는 주요 기법을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향후 전망과 한계를 함께 다룬다. 농학과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분자생물학적 호기심의 산물이 아니라, 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라는 거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응용 농학의 핵심 수단이며, 우리 학과에서 배우는 유전학·식물생리학·작물학·토양학 등의 기초 학문이 어떻게 한자리에서 통합되는지 보여 주는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2. 외부 유용 유전자 도입의 대표적 사례

2.1 Bt 옥수수와 Bt 면화 — 해충 저항성

가장 널리 알려진 유전자 변형 작물은 토양 세균인 Bacillus thuringiensis(Bt)에서 유래한 살충성 결정단백질 유전자(Cry 유전자)를 도입한 ‘Bt 작물’이다. Bt 세균은 포자를 형성할 때 결정 형태의 내독소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이 단백질은 특정 곤충의 중장(midgut) 알칼리성 환경에서 활성화되어 장막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고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곤충을 죽인다. 흥미로운 점은 포유류의 위장은 산성이며 Cry 단백질이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사람이나 가축에게는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몬산토(현재 바이엘 자회사)는 cry1Ab, cry1Ac, cry3Bb1 등 다양한 Cry 유전자를 옥수수와 면화 게놈에 도입하여, 조명나방류(European corn borer), 옥수수뿌리벌레, 목화다래나방 등의 주요 해충에 강한 저항성을 갖는 품종을 상업화하였다. Bt 옥수수는 1996년 미국에서 첫 상업 재배가 시작된 이래 살충제 사용량을 평균 35~50% 감소시켰으며, 인도의 Bt 면화는 도입 5년 만에 농가 소득을 50% 이상 끌어올렸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에는 단일 Cry 유전자만 도입한 1세대 품종에서 발생한 저항성 곤충 출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작용 기작을 가진 두 가지 이상의 Cry 유전자(예: cry1A.105 + cry2Ab2)와 RNA 간섭(RNAi) 기반 살충 인자를 함께 적층(stacking)한 다중 형질 품종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해충이 한 가지 독소에 대해 저항성을 획득하더라도 다른 작용점이 작동하도록 함으로써 저항성 발달을 지연시키는 진화생물학적 전략이다.

2.2 라운드업 레디 콩 — 제초제 저항성

콩·옥수수·면화·유채 등 4대 유전자 변형 작물에 가장 광범위하게 도입된 형질은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상표명 ‘라운드업’)에 대한 저항성이다. 글리포세이트는 식물 고유의 시킴산 경로(shikimate pathway)에 작용하는 5-에놀피루빌시킴산-3-인산 합성효소(EPSPS)를 저해하여 방향족 아미노산 합성을 차단함으로써 식물을 고사시키는 광범위 비선택성 제초제이다. 몬산토 연구진은 미국 미주리주의 라운드업 제조 공장 인근 폐수에서 살아남은 토양 세균 Agrobacterium sp. CP4 균주로부터 글리포세이트에 결합하지 않는 변이형 EPSPS 유전자(cp4 epsps)를 분리하였고, 이 세균 유전자를 콩 게놈에 도입하여 1996년 ‘라운드업 레디 콩(Roundup Ready Soybean)’을 출시하였다.

이 품종 덕분에 농민은 작물 사이에 자란 잡초만 골라 제거할 필요 없이 포장 전체에 글리포세이트를 살포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무경운(no-till) 농법과 결합되어 토양 침식 방지에도 기여하였다. 한편 같은 제초제를 장기간 반복 사용한 결과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잡초(슈퍼 잡초)가 출현하여 새로운 농업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캄바·2,4-D·글루포시네이트 등 작용 기작이 서로 다른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를 함께 도입한 다중 저항성 콩·면화가 출시되었으며, 잡초 종합 관리(IWM) 차원에서 윤작·피복작물·기계적 제초 등을 결합한 전략이 권장되고 있다. 이는 단일 유전자 도입의 농업적 한계를 농업유전학과 작부 체계론이 함께 해결해야 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2.3 황금쌀(Golden Rice) — 영양 강화 작물

스위스 취리히공대의 잉고 포트리쿠스(Ingo Potrykus) 교수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페터 바이어(Peter Beyer) 교수 연구팀이 1999년 개발한 황금쌀은 베타카로틴(프로비타민 A) 합성 경로의 핵심 효소 유전자를 벼에 도입한 작물이다. 야생벼의 배유(쌀알의 흰 부분)에는 카로티노이드 합성에 필요한 효소가 결여되어 있어 베타카로틴이 축적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수선화(Narcissus pseudonarcissus) 유래 피토엔 합성효소(psy) 유전자와 세균 Erwinia uredovora 유래 피토엔 불포화효소(crtI) 유전자, 그리고 라이코펜 베타-고리화효소 유전자를 벼 배유 특이 프로모터(글루텔린 프로모터) 아래 연결하여 도입함으로써 쌀알이 노란색(베타카로틴) 빛을 띠게 만들었다.

2005년 신젠타가 개발한 ‘황금쌀 2(Golden Rice 2)’에서는 수선화 psy 대신 옥수수 psy를 사용하여 베타카로틴 축적량을 23배로 끌어올렸다. 황금쌀은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빈곤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비타민 A 결핍증(연간 25만~50만 명의 어린이 실명, 그 절반이 1년 이내 사망)을 해결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목적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2021년 필리핀이 식용 승인을 내려 세계 최초의 상업 재배 황금쌀 국가가 되었다. 황금쌀의 특허권은 신젠타가 보유하고 있으나, 개도국의 영세 농가가 일정 소득 이하일 경우 로열티 없이 자유롭게 재배·자가 채종할 수 있도록 무상 라이센싱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농업 생명공학의 사회적 책임 모델로 자주 인용된다. 비타민 A 외에도 철분 강화 벼, 엽산 강화 토마토, 라이신 강화 옥수수 등 ‘영양 강화(biofortification)’ 계열의 후속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2.4 무름 지연 토마토, 항바이러스 파파야, 그 외

최초의 상업화 유전자 변형 작물인 플레이버 세이버 토마토는 토마토 자체 폴리갈락투로나제(PG) 유전자의 안티센스(antisense) 서열을 도입해 효소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후숙 지연 효과를 얻은 사례이다. 하와이의 ‘레인보우 파파야’는 파파야 윤문 바이러스(PRSV)의 외피단백질 유전자(cp)를 도입한 RNA 간섭 기반 항바이러스 품종으로, 1990년대 후반 하와이 파파야 산업을 사실상 멸종 위기에서 구해낸 사례로 손꼽힌다. 이 외에도 콜드 저항성 유채, 가뭄 저항성 옥수수(DroughtGard), 갈변 지연 사과(Arctic Apple), 멍 방지·아크릴아미드 저감 감자(Innate Potato) 등 다양한 외부 유전자 도입 사례가 상업화되었다.

2.5 우리나라의 연구 동향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1990년대부터 형질전환 벼·감자·배추·고추·콩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제초제 저항성 벼, 비타민 A 강화 ‘카로틴 벼’, 가뭄 저항성 ‘아그로스 벼’, 키틴 분해 효소 유전자를 도입한 항진균 고추, 콜레라 백신 단백질을 발현하는 식용 백신 벼 등 다양한 후보 계통이 보고되었다. 다만 국내에서 상업 재배가 승인된 유전자 변형 작물은 아직 없으며, 사료·식품용 수입은 연간 수백만 톤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어 산업적 의존도와 자체 기술 확보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남아 있다.

3. 외부 유용 유전자 도입의 의의

3.1 종간 장벽을 넘는 형질 도입

가장 본질적인 의의는 자연적 교배가 불가능한 미생물·곤충·동물·서로 다른 식물 종 사이에 유전자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Bt 옥수수의 살충성, 라운드업 콩의 제초제 저항성, 황금쌀의 베타카로틴 축적 능력은 모두 기존 교배 육종으로는 결코 도입할 수 없는 형질이다. 종(species)이라는 자연이 그어 놓은 경계를 넘어 유용 형질의 풀(pool)이 사실상 무한히 확장된 셈이다.

3.2 육종 기간의 획기적 단축과 정확성

전통 교배 육종에서는 한 품종을 만드는 데 10년 안팎이 걸리지만, 유전자 도입은 원하는 유전자 한 두 개만을 정확히 지정하여 옮기기 때문에 2~5년 이내에 후보 계통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연관 지체나 의도치 않은 형질 동반 도입의 위험이 줄어 표적 형질만을 정밀하게 다룰 수 있다.

3.3 농업 생산성과 농가 소득 증대

해충 저항성 및 제초제 저항성 작물은 농약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증가시켜 농가 소득을 상승시키고 노동력을 절감한다. ISAAA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1996~2018년 사이 유전자 변형 작물의 누적 농가 소득 효과는 약 2,250억 달러에 이르며, 살충제 활성성분 사용량은 776,000톤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3.4 환경적·사회적 의의

농약·제초제의 사용 감소는 농업용수 오염과 비표적 생물(천적, 익충, 토양 미생물)에 대한 부담을 완화한다. 무경운 농법과 결합되면 토양 유기물 보존, 탄소 격리, 농기계 연료 절감 등 환경적 부수 이익도 발생한다. 사회적으로는 황금쌀처럼 미량영양소 결핍을 해결하는 ‘기능성·인도주의적 작물’ 개발의 길을 열었고,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염해·고온 스트레스 적응 품종 개발의 기반이 되고 있다.

3.5 기초연구의 도구로서의 의의

외래 유전자 도입은 단순한 응용 기술을 넘어 식물의 유전자 기능을 검증하는 핵심 연구 수단이다. 특정 유전자를 과발현시키거나 침묵시킨 형질전환체를 비교 관찰함으로써 유전자의 생물학적 역할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할 수 있어, 식물 분자유전학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4. 외부 유전자 도입 방법

외부 유전자를 식물 세포의 게놈에 안정적으로 통합·발현시키는 일은 (1) 목적 유전자 클로닝과 발현 카세트 제작, (2) 식물 세포로의 도입, (3) 형질전환 세포 선발과 식물체 재분화, (4) 분자생물학적·표현형 검정의 단계로 진행된다. 본 절에서는 ‘식물 세포로의 도입’ 단계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기법을 정리한다.

4.1 아그로박테리움 매개 형질전환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식물 병원성 토양 세균인 Agrobacterium tumefaciens를 ‘운반체’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세균은 본래 식물의 상처 부위로 침입하여 자신의 Ti 플라스미드(tumor-inducing plasmid)에서 T-DNA라 불리는 영역을 식물 게놈에 통합시켜 크라운 골(crown gall)이라는 종양을 형성한다. 연구자는 이 자연적 유전자 운반 시스템을 ‘무장 해제(disarmed)’하여, 종양을 일으키는 호르몬 합성 유전자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도입하고자 하는 외래 유전자와 선발 표지(항생제·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를 끼워 넣은 ‘이원 벡터(binary vector)’를 사용한다.

목적 외래 유전자를 적재한 Agrobacterium과 식물 절편(잎 디스크, 자엽, 배축 등)을 공동 배양하면 T-DNA가 식물 세포 게놈으로 자연스럽게 통합되며, 이후 선발 배지에서 형질전환 세포만을 골라 재분화시켜 형질전환 식물체를 얻는다. 쌍떡잎식물(콩, 면화, 토마토, 감자, 유채 등)에서 효율이 높으며, 1990년대 이후 벡터 개량을 통해 벼·옥수수 등 외떡잎식물에서도 표준 기법이 되었다. 도입 카피수가 적고 통합 패턴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4.2 입자총(Particle Gun, Biolistics)

존 산퍼드(John Sanford)가 1987년 개발한 입자총법은 텅스텐 혹은 금 미세입자(직경 0.6~1.6 μm) 표면에 목적 DNA를 흡착시킨 뒤, 고압 헬륨 가스의 폭발력으로 식물 세포·조직에 직접 쏘아 넣는 ‘물리적 도입’ 기법이다. 세포벽과 막을 관통하여 DNA가 핵 안으로 들어가면 일부가 게놈에 통합된다.

Agrobacterium에 잘 감염되지 않던 옥수수·벼·밀 등 주요 곡류 형질전환에 결정적 기여를 하였으며, 칼로스(callus)·미숙배·꽃가루·엽록체 등 다양한 표적에 적용 가능하다. 단점으로는 한 세포에 다수의 카피가 무작위로 통합되어 침묵(silencing)이 일어나거나 후대에서 분리되는 경우가 있어 분석이 복잡해질 수 있다.

4.3 원형질체 직접 도입법

세포벽을 효소(셀룰라아제, 펙티나아제)로 제거한 식물 원형질체(protoplast)에 외래 DNA를 직접 도입하는 기법이다.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처리하여 막의 일시적 투과성을 높이거나, 전기 충격(electroporation)을 가해 막에 미세 구멍을 형성하여 DNA를 흡수시킨다. 또한 서로 다른 식물체의 원형질체를 PEG·전기장·바이러스 매개로 융합시키는 ‘원형질체 융합(somatic hybridization)’도 종간 장벽을 우회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감자와 토마토를 융합한 ‘포마토(pomato)’가 고전적 예시이다. 원형질체 기법은 균질한 다수 세포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지만, 원형질체로부터 완전한 식물체로 재분화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종에 따라 적용에 제한이 있다.

4.4 바이러스 매개 도입과 그 외 보조적 기법

식물 RNA 바이러스(예: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 보리줄무늬모자이크 바이러스)를 변형한 벡터에 외래 유전자를 삽입해 식물에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유도 형질 발현(VIGS) 기법, 발아 종자나 화분관에 직접 DNA 용액을 주입하는 화분관 도입법, Agrobacterium 현탁액에 꽃봉오리째 침지하는 ‘플로럴 딥(floral dip)’ 등 다양한 보조적 기법이 존재한다. 특히 플로럴 딥은 Arabidopsis 같은 모델 식물의 형질전환을 단기간에 대량으로 가능하게 한 혁신적 기법이다.

4.5 유전자 가위(CRISPR/Cas9 등)에 의한 정밀 도입·편집

2012년 도우드나(Doudna)와 샤르팡티에(Charpentier)에 의해 확립된 CRISPR/Cas9 시스템은 가이드 RNA(sgRNA)가 표적 DNA 서열을 인식하고 Cas9 단백질이 그 자리를 절단함으로써, 비상동말단연결(NHEJ) 또는 상동재조합(HDR) 경로를 통해 정밀한 결실·삽입·치환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 형질전환이 ‘외래 유전자를 무작위 위치에 삽입’하는 데 그쳤다면, 유전자 가위는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변형’을 가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CRISPR을 이용해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고 작물 자체 유전자를 정밀 편집한 사례로는 곰팡이병에 강한 밀(Mlo 유전자 결실), 갈변 지연 양송이, 저감미 토마토, 가뭄 저항성 옥수수 등이 있다. 한편 CRISPR/Cas9 카세트를 식물에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앞서 설명한 Agrobacterium 매개법, 입자총법, 원형질체 PEG 처리, 그리고 최근에는 Cas9 단백질·sgRNA 복합체(RNP)를 직접 도입하여 외래 DNA 흔적을 남기지 않는 ‘DNA-free’ 기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는 규제·소비자 수용 측면에서 전통적 GMO와 차별화되는 ‘유전자 편집 작물’의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내고 있다.

5. 한계와 윤리적·사회적 고려

외부 유전자 도입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외래 유전자의 무작위 통합으로 인한 내생 유전자 파괴·발현 변화 등 비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항생제 저항성 선발 표지가 식물에 잔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환경·건강 우려가 있어, 표지 제거(marker-free) 기법이 발전해 왔다. 셋째, 외래 화분 비산을 통한 야생 근연종으로의 유전자 흐름(gene flow), 비표적 곤충에 대한 영향, 저항성 해충·잡초의 출현 등 생태계 문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있다. 넷째, 다국적 종자 기업의 특허 독점, 농민의 종자 자급 권리, 표시제·수출입 규제 등 사회·경제적 쟁점이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는 기술적 개선(부위 특이적 도입, 무표지 형질전환, 표현형 정밀 평가)과 제도적 보완(생물안전성 평가, 표시제, 농민 권리 보호)을 통해 함께 풀어 가야 한다.

6. 맺음말

외부 유용 유전자의 작물 도입은 종(species)의 경계를 넘어 형질 풀을 확장하고, 육종 기간을 단축하며, 농약·노동력을 절감하면서 영양 강화 같은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농업유전학의 핵심 도구가 되었다. Bt 옥수수와 면화는 해충 저항성, 라운드업 콩은 제초제 저항성, 황금쌀은 영양 강화, 레인보우 파파야는 항바이러스성을 각각 대표하며, 이들은 Agrobacterium 매개법·입자총·원형질체 직접 도입·바이러스 매개·CRISPR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실현되었다. 향후에는 부위 특이적 통합과 외래 DNA 무흔적 편집을 가능케 하는 정밀 육종 기술이 결합되어, 기후 변화 적응·미량영양소 강화·저투입 지속가능 농업이라는 21세기 농업의 과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답할 것이다. 농업유전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미래 농학인으로서,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균형 있게 이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참고문헌

  1. 김달웅 외, 『식물육종학』, 향문사, 2017.
  2. 박순직·이종훈 편, 『농업유전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2020.
  3. James, C., Global Status of Commercialized Biotech/GM Crops in 2019, ISAAA Brief No. 55, 2019.
  4. Ye, X. et al., "Engineering the Provitamin A (β-Carotene) Biosynthetic Pathway into (Carotenoid-Free) Rice Endosperm", Science 287, 2000.
  5. Gelvin, S. B., "Agrobacterium-Mediated Plant Transformation: The Biology behind the ‘Gene-Jockeying’ Tool", Microbiology and Molecular Biology Reviews 67(1), 2003.
  6. Jinek, M., Charpentier, E. et al., "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 Science 337, 2012.
  7. ISAAA(국제농업생명공학응용서비스), www.isaaa.org, 2023.
  8. 농촌진흥청, 「유전자변형 작물 안전성 평가 가이드라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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