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다양성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는 기술이나 경제만큼 중요한 의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학계와 정책 현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세 가지 프레임이 있다. 차별적 배제모형, 동화주의 모형, 다문화주의 모형이다. 아래에서 각 모형을 간단히 정리한 뒤,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어떤 접근을 지지하는지와 그 이유, 그리고 실천·정책 차원의 체크리스트까지 제시하겠다.
1) 세 가지 모형, 간단 정의
차별적 배제모형
소수자나 이주민의 문화적 차이를 ‘문제’ 혹은 ‘위협’으로 간주하고, 제도적으로 배제하거나 접근을 제한하는 모델이다. 시민권·사회보장 접근성·정치적 대표성에서 구조적 장벽을 두고, 문화적 동일성을 강요한다. 결과적으로 불평등과 낙인을 재생산하고, 사회적 신뢰와 결속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동화주의 모형
다양성은 인정하되, 공적 영역에서는 지배적 다수의 언어·가치·규범에 ‘동화’될 것을 요구한다. 교육·고용·복지에서의 평등을 약속하는 대신, 개인이 기존 문화적 정체성을 사적 영역으로 한정하고 공적 공간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도록 유도한다. 사회적 응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집단 간 권력 불균형을 간과하고 문화적 소수자의 정체성·자원을 희석시키는 한계를 가진다.
다문화주의 모형
문화적 차이를 부정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인정·조정·지원한다. 언어접근성, 종교·관습에 대한 합리적 편의, 차별금지와 대표성 확대, 문화적 역량을 갖춘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동화’가 아니라 ‘포용적 통합’을 지향한다. 문화는 고정된 경계가 아니라 상호작용으로 진화한다는 관점에서, 권리의 보편성과 집단별 필요에 기반한 차등적 지원을 함께 설계한다.
2) 사회복지 관점에서 내가 지지하는 모형과 이유
내가 지지하는 문화다양성 접근 모형은 포용적 다문화주의
사회복지의 핵심 가치는 인간존엄, 평등, 사회정의, 역량강화다. 이 관점에서 보면 다문화주의, 그중에서도 권리·책임·상호작용을 균형 있게 설계한 포용적 다문화주의가 가장 적합하다.
- 권리의 실질화와 접근성
동화주의는 형식적 평등에는 강하지만, 언어·문화 장벽 때문에 발생하는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다문화주의는 언어 통역, 쉬운 정보 제공, 문화적 적합성을 갖춘 프로그램 등으로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도록 만든다. 사회복지는 바로 이 지점, 실질적 기회와 접근성의 확보를 중시한다. - 구조적 차별의 완화
차별은 개인의 편견만이 아니라 제도 설계에서 비롯된다. 다문화주의는 차별금지법, 대표성 확대, 서비스의 문화적 역량 강화 등 제도 레벨의 개선을 전제로 한다. 이는 반억압(anti-oppressive) 실천과 일치하며, 취약집단의 사회적 이동성을 높인다. - 강점관점과 지역사회 역량 강화
다양한 문화는 문제의 근원이 아니라 해결의 자원이다. 다문화주의는 문화 간 교차 역량, 이중언어 인재, 공동체 네트워크 등 ‘강점’을 발견하고 확장한다. 사회복지는 개인·가정·지역사회의 강점을 연결해 변화의 동력을 만든다. - 사회적 응집의 새로운 방식
응집은 동일성의 강요가 아니라 공정한 규칙, 안전한 상호작용, 존중받는 정체성에서 생긴다. 포용적 다문화주의는 ‘공유 규범’과 ‘문화 존중’을 함께 설계해, 갈등을 줄이고 상호 신뢰를 키운다.
반론 검토: 다문화주의의 과제와 보완
- 집단 간 경계가 고착될 수 있다 → 상호문화주의(interculturalism) 요소를 도입해 교차적 만남·대화·협업을 정례화한다.
- 상징행사 중심의 피상적 정책이 될 수 있다 → 예산·인력·평가 지표를 서비스 접근성, 건강·교육·고용 성과 같은 실질 지표에 연계한다.
- ‘특혜’ 논란 → 보편적 권리를 기준으로, 장벽 해소를 위한 합리적 조정임을 명확히 하고 성과 데이터를 공개한다.
사회복지 실천,정책 체크리스트
1. 법·제도
- 포괄적 차별금지와 혐오표현 대응 체계 마련
- 공공서비스의 언어 접근성 의무화(통번역, 쉬운 언어 버전, 다국어 안내)
- 공공기관·복지조직의 대표성 확대(채용·승진·자문위원회 다양성 목표)
2. 서비스 설계
- 문화적 역량 훈련(편견 인식, 문화겸손, 교차성 이해) 필수화
- 트라우마 인지·회복 중심의 사례관리(이주·난민의 특수 경험 반영)
- 생활주기별 프로그램의 문화적 적합성 점검(아동·청년·노년·여성·장애 등 교차성 고려)
3. 접근성·정보
- 다국어 콜센터/챗 서비스, 알기 쉬운 신청서, 모바일 친화적 안내
- 종교·식문화·의복 규범을 고려한 시설·급식·행사 운영 지침
4. 지역사회 연계
- 문화 중개자(community navigator) 운영으로 기관-주민 간 신뢰 구축
- 소수자 주도 커뮤니티의 의사결정 참여 보장(공청회, 주민위원회, 보조금 심사)
5. 평가와 데이터
- 집단별 성과 지표(건강, 교육, 고용, 주거)를 분리·공개해 격차 추적
- 이용자 만족도뿐 아니라 ‘권리 행사율’과 ‘장벽 해소율’을 핵심 성과지표로 설정
세 모형 비교 한눈에 보기
- 차별적 배제모형: 차이 억압 → 불평등 고착, 사회적 비용 증가
- 동화주의 모형: 형식적 평등+동화 요구 → 응집은 가능하나 정체성 침식·구조차별 해소 미흡
- 다문화주의 모형: 차이의 제도적 인정+상호작용 → 실질적 접근성·권리 보장, 응집의 질 향상
맺음말
서로 다름은 불편이 아니라 역량의 원천이다. 사회복지의 언어로 번역하면, 다름을 존중하는 설계가야말로 취약을 줄이고 역량을 키우며,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인다. 차별적 배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동화주의의 장점은 포용적 다문화주의 속에서 더 안전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같아지는 사회가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사회다.
출처
- https://plato.stanford.edu/entries/multiculturalism
- https://unesdoc.unesco.org/ark:/48223/pf0000147878
- https://www.oecd.org/social/integration-of-migrants-and-refugees.htm
- https://www.ohrc.on.ca/en/policy-and-guidelines-anti-racism-and-racial-discrimination
- https://kostat.go.kr/sri/srikor/srikor_pbl/1/7/index.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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