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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정신분석이론의 이해와 가족상담의 효과성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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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왜 정신분석과 가족상담을 함께 보아야 하는가

가족은 개인이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사회이며, 정서적·인지적·관계적 학습이 이루어지는 일차적 환경이다. 한 개인이 보이는 심리적 어려움은 그 사람의 내면 세계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가족 체계의 역동과 분리해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상담자는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하나는 개인의 무의식과 발달사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선이며, 다른 하나는 가족이라는 살아 있는 관계망 속에서 증상이 어떻게 유지되고 변화하는지를 읽어내는 시선이다. 전자의 대표적 이론적 전통이 정신분석이라면, 후자의 임상적 형식이 가족상담이다.

본 보고서는 두 가지 과제를 다룬다. 첫째, 정신분석이론이 무엇인지 그 발달배경과 기본 전제, 주요 개념, 치료 목표 및 기법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둘째, 가족상담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가 왜 의미가 있으며, 지금까지 어떤 결과가 축적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두 주제는 표면적으로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가족역동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려는 상담 실천의 두 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한자리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

II. 정신분석이론의 이해

1. 발달배경

정신분석(psychoanalysis)은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신경학자였던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에 의해 체계화된 심리치료 이론이자 인간 이해의 사상적 흐름이다. 당시 유럽 의학은 신체적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마비, 실어증, 경련, 통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 즉 ‘히스테리(hysteria)’ 환자들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선배 의사 브로이어(Josef Breuer)가 ‘안나 O’ 사례에서 활용한 ‘담화 치료(talking cure)’와 최면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증상의 배후에 ‘말로 표현되지 못한 정서적 경험’이 자리한다는 가설을 발전시켰다(Freud & Breuer, 1895).

이러한 임상 관찰은 다윈의 진화론, 헬름홀츠 학파의 에너지 보존 법칙, 19세기 자연과학적 결정론과 같은 시대적 사상과 결합하면서 한 편의 거대한 이론으로 발전한다. 인간의 마음 또한 일정한 에너지의 흐름과 갈등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는 발상, 그리고 의식되지 않는 영역이 행동을 결정짓는다는 발상이 그 핵심이다. 1900년 『꿈의 해석』 출간을 계기로 정신분석은 단순한 임상 기법을 넘어 인간 정신에 대한 종합적 이론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후 정신분석은 단일한 이론에 머물지 않고 여러 갈래로 분화한다. 아들러(Alfred Adler)는 열등감과 사회적 관심을 중시하는 개인심리학으로, 융(Carl Jung)은 집단무의식과 원형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분석심리학으로 독립해 나갔다. 클라인(Melanie Klein), 페어베언(Ronald Fairbairn), 위니컷(Donald Winnicott)으로 이어지는 대상관계이론은 초기 양육자와의 관계가 내면화되어 형성되는 자기·타자 표상에 주목했으며, 코헛(Heinz Kohut)의 자기심리학은 ‘공감’과 ‘자기대상 경험’을 임상의 핵심으로 끌어올렸다. 보울비(John Bowlby)의 애착이론 역시 정신분석 전통과 발달심리학을 잇는 다리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정신분석은 출범 이후 한 세기를 넘어 다양한 학파로 확장되었지만, ‘무의식적 갈등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본 가정만은 공유한다(권석만, 2017).

2. 기본 전제

정신분석이 인간을 바라보는 기본 전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심리적 결정론(psychic determinism)이다. 인간의 모든 사고, 감정, 행동에는 우연이 없으며, 반드시 그것을 일으킨 심리적 원인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사소한 말실수, 잊어버린 약속, 반복되는 꿈조차도 무의식적 동기와 갈등의 표현으로 본다.

둘째, 무의식의 존재와 영향력이다. 인간 정신은 의식·전의식·무의식의 세 층으로 구성되며, 그중 무의식이 차지하는 영역이 가장 크고 강력하다. 우리가 인식하는 의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행동의 진정한 동기는 의식 너머에 자리한다는 것이 정신분석의 중심 주장이다.

셋째, 유아기 경험의 결정성이다. 인간의 성격 구조와 정서적 갈등의 원형은 생후 약 6년의 발달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본다.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생식기로 이어지는 심리성적 발달 단계에서 특정 시기의 욕구가 과도하게 좌절되거나 충족되면 그 단계에 고착(fixation)되어 성인이 된 이후의 성격과 신경증에 영향을 준다.

넷째, 갈등으로서의 정신생활이다. 인간의 마음은 본능적 충동(원초적 욕구)과 도덕적 요구, 현실의 제약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이 갈등이 적절히 해소되지 못하면 불안이 발생하고, 자아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기제를 동원한다.

다섯째, 전이(transference)의 보편성이다. 어린 시절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감정 패턴은 성인이 되어서도 새로운 인간관계 속에서 반복되어 나타난다. 상담실 안에서는 이러한 전이가 상담자에게로 향하게 되며, 이를 분석하는 과정 자체가 치료의 핵심이 된다.

3. 주요 개념

(1) 의식·전의식·무의식의 지형학적 모델

프로이트는 초기에 인간의 정신을 세 층의 구조로 설명했다. 의식(consciousness)은 현재 인식하고 있는 모든 내용이며, 전의식(preconscious)은 지금은 의식되지 않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떠올릴 수 있는 영역이다. 무의식(unconscious)은 억압되어 자각하기 어려우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으로, 본능적 욕구·외상 기억·금지된 소망이 머문다.

(2) 원초아·자아·초자아의 구조 모델

프로이트는 후기에 마음의 구조를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의 세 체계로 다시 설명했다. 원초아는 무의식에 자리한 본능적 에너지의 저장소로, ‘쾌락 원리’에 따라 즉각적 욕구 충족을 추구한다. 자아는 현실 원리를 따르며 원초아의 욕구와 외부 현실, 초자아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집행기관이다. 초자아는 부모와 사회의 도덕적 규범이 내면화된 것으로, 양심과 자아이상의 형태로 자아를 평가하고 통제한다. 건강한 성격은 이 세 체계가 큰 갈등 없이 조화롭게 기능하는 상태로 이해된다.

(3) 심리성적 발달단계

프로이트는 리비도(libido)가 신체의 어느 부위에 집중되느냐에 따라 다섯 단계의 심리성적 발달을 제안했다. 성적 충동이 가라앉고 사회적 기술이 발달하는 시기이며, 생식기(12세 이후)는 성숙한 이성애적 관계와 직업적 사랑이 가능해지는 단계이다. 각 단계의 과제가 적절히 해결되지 못하면 그 단계에 ‘고착’되어 특정한 성격 특성과 신경증의 토대가 된다.

(4) 불안과 방어기제

프로이트는 불안을 현실 불안, 신경증적 불안, 도덕적 불안의 세 가지로 구분했다. 자아는 이러한 불안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무의식적 전략, 즉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를 사용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억압(repression)’, ‘부인(denial)’, ‘투사(projection)’,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 ‘치환(displacement)’, ‘합리화(rationalization)’, ‘퇴행(regression)’, ‘승화(sublimation)’ 등이 있다.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는 이러한 방어기제 목록을 체계화하여, 자아심리학(ego psychology) 발전의 기초를 마련했다.

(5) 전이와 역전이

전이는 내담자가 어린 시절 중요한 인물에게 느꼈던 감정과 태도를 상담자에게 옮겨 경험하는 현상이다. 정신분석에서는 전이의 출현 그 자체가 치료의 핵심 재료로 간주된다. 한편, 상담자가 내담자에 대해 갖는 감정 반응을 역전이(countertransference)라 하며, 이를 자기 분석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분석가의 책무이다.

4. 주요 치료목표

정신분석이 추구하는 치료목표는 단지 증상의 제거에 머물지 않는다. 그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Gabbard, 2005).

첫째, 무의식의 의식화이다. 억압되어 있던 갈등, 충동, 기억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언어화함으로써 그것에 대해 사고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흔히 인용되는 “이드가 있던 곳에 자아가 있게 하라(Wo Es war, soll Ich werden)”라는 프로이트의 명제가 이를 함축한다.

둘째, 자아 기능의 강화이다. 자아가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에서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조정자 역할을 하도록 한다. 보다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충동을 견디며, 욕구 충족을 지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셋째, 성격 구조의 재조직과 통찰이다. 단순한 행동 수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고 반복되어 온 관계 패턴을 통찰함으로써, 사랑할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성숙한 인격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넷째, 반복강박의 해소이다. 과거의 외상이나 미해결된 갈등이 새로운 관계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을 자각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 또한 치료의 중요한 목표이다.

5. 치료기법

(1) 자유연상

내담자에게 떠오르는 모든 생각·감정·이미지를 검열하지 않고 말하게 하는 기법이다. 의식적 통제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무의식적 자료가 점차 드러난다. 자유연상은 정신분석의 ‘근본 규칙(fundamental rule)’으로 불릴 정도로 중심적인 기법이다.

(2) 꿈의 해석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라 표현했다. 꿈은 본래의 잠재 내용(latent content)이 응축·치환·상징화 등의 ‘꿈 작업(dream work)’을 거쳐 외현 내용(manifest content)으로 나타난 것이며, 분석가는 이를 거꾸로 따라가며 무의식적 의미를 해석한다.

(3) 전이의 분석

내담자가 분석가에게 보이는 감정 반응을 단순한 인간관계의 일부가 아니라 ‘분석의 대상’으로 다룬다. 전이의 분석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관계 패턴이 과거의 어떤 인물과 닮아 있는지를 깨닫고, 그 패턴이 더 이상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변화시킬 수 있다.

(4) 저항의 분석

분석 작업이 진행될수록, 내담자는 무의식적으로 변화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침묵, 지각, 회피, 화제 전환, 약속의 변경 등이 저항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분석가는 저항을 비난하지 않고, 그것이 어떤 갈등을 보호하고 있는지를 함께 탐색한다.

(5) 해석과 훈습

해석(interpretation)은 분석가가 내담자의 자유연상·꿈·전이·저항 속에서 발견한 무의식적 의미를 적절한 시점에 언어로 되돌려 주는 작업이다. 그러나 한 번의 해석으로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동일한 통찰을 다양한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정서적으로 소화하는 과정, 즉 훈습(working-through)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기법은 오늘날 단기 역동치료, 정신역동적 가족치료 등으로 응용되며, 가족 안에서 반복되는 무의식적 관계 패턴을 다루는 데에도 활용된다.

III. 가족상담의 효과성에 대한 고찰

1. 가족상담의 등장과 효과성 연구의 필요성

가족상담(family counseling)은 20세기 중반 이후, 개인 중심의 치료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베이트슨(Gregory Bateson)을 중심으로 한 팰로앨토 집단의 ‘이중구속(double bind)’ 가설, 보웬(Murray Bowen)의 자기분화와 다세대 전수 이론, 미누친(Salvador Minuchin)의 구조적 가족치료, 사티어(Virginia Satir)의 경험적·의사소통적 가족치료, 헤일리(Jay Haley)의 전략적 가족치료 등이 그 토대를 이루었다. 이들 접근은 공통적으로 ‘증상은 가족 체계의 산물’이며, 개인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속한 관계 체계를 함께 다루어야 한다고 보았다(Nichols & Davis, 2017).

가족상담이 임상 현장에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제기된 물음은 “가족상담이 정말로 효과가 있는가?”이다. 효과성 연구(effectiveness research)는 이 물음에 대한 경험적 답을 제공하는 작업으로,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첫째, 임상적 책무성의 확보이다. 어떤 치료적 개입도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으면 내담자에게 권유하기 어렵다. 효과성 연구는 가족상담이 일정한 문제 영역에서 충분히 기대할 만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점을 보여 줌으로써, 상담의 정당성과 책임성을 확보한다.

둘째, 이론과 기법의 정련이다. 어떤 접근이 어떤 문제에 더 잘 맞는지, 어떤 변화 요인이 결과를 좌우하는지를 밝히는 과정은, 모호한 임상적 직관을 검증 가능한 이론과 기법으로 다듬는다.

셋째, 정책적·제도적 근거 마련이다. 건강보험 적용, 학교·복지기관에서의 가족상담 도입, 청소년·노인 정책 등 다양한 사회적 결정에서 가족상담의 효과성 자료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넷째, 상담자 교육과 슈퍼비전의 토대이다. 효과적인 변화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힘으로써, 상담자 양성 과정과 슈퍼비전에 구체적 지침을 제공한다.

다섯째, 내담자 권리의 보호이다. 비효과적이거나 해를 끼칠 수 있는 개입에서 내담자를 보호하고,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2. 가족상담 효과성 연구의 흐름

가족상담의 효과성에 관한 체계적 연구는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축적되기 시작했다. 굴리시안과 핑소프(Pinsof & Wynne, 1995)가 정리한 미국 가족치료학회(AFTA)의 종합 보고서는, 그동안 진행된 수많은 통제 연구와 메타분석을 통합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제시한다. 가족치료는 무처치 통제집단에 비해 분명한 효과가 있으며, 일정한 문제 영역에서는 개인치료에 못지않거나 더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후의 연구들은 보다 구체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청소년 약물남용의 경우, 다체계 치료(MST)와 다차원 가족치료(MDFT) 등이 무선통제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되어 ‘경험적으로 지지된 치료(empirically supported treatments)’로 분류되었다(Henggeler et al., 2009; Liddle, 2016). 품행장애와 비행청소년 영역에서도 기능적 가족치료(FFT)와 부모훈련을 결합한 접근이 재범률을 의미 있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Sexton & Alexander, 2003).

부부 갈등과 이혼 위기에 대해서는 가트맨(Gottman) 부부치료, 정서중심 부부치료(EFT), 통합행동주의적 부부치료(IBCT) 등이 메타분석을 통해 중간 이상의 효과크기를 일관되게 보여 주고 있다(Johnson, 2019). 정서중심 부부치료의 경우 치료 종결 후 70% 이상의 부부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회복을 보였으며, 효과가 추후 평가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섭식장애에서는 청소년 신경성 식욕부진증에 대한 모즐리 가족치료(Maudsley Family-Based Treatment, FBT)가 입원 중심의 개인치료보다 우수하거나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는 다수의 무선통제연구가 축적되어 있다(Lock & Le Grange, 2015). 조현병과 같은 중증 정신질환의 경우에도, 가족 심리교육(family psychoeducation) 프로그램이 재발률을 절반 가까이 감소시키고 입원율을 낮춘다는 점이 여러 메타분석에서 확인되었다(Pilling et al., 2002).

국내에서도 1990년대 이후 가족상담의 효과성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부부관계 향상 프로그램, 자녀양육 부모교육, 다문화가족 상담, 노인부부 상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전·사후 비교 설계, 통제집단 비교 설계 등을 통해 의사소통 향상, 갈등 감소, 가족응집성 증가 등의 효과가 보고되어 왔다(김유숙, 2014; 정문자 외, 2018). 한국가족치료학회를 중심으로 진행된 메타분석 연구들은, 국내 가족상담이 평균적으로 중간 이상의 효과크기를 보이며 특히 부모-자녀 관계 개선, 청소년 문제행동 감소 영역에서 비교적 강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3. 변화 요인과 한계

가족상담의 효과성 연구는 단지 “효과가 있다/없다”라는 결론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중요한 질문은 “무엇이 변화를 만들어 내는가”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공통된 변화 요소로 지목한다.

첫째,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이다. 상담자가 가족 구성원 각자와 안정적이고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가가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로 확인되었다(Friedlander et al., 2018).

둘째, 관계 패턴의 재구조화이다. 미누친의 구조적 접근이 강조하듯, 가족 안의 위계와 경계, 하위체계의 기능이 보다 건강한 형태로 재배치될 때 증상은 자연스럽게 약화된다.

셋째, 새로운 정서 경험이다. 정서중심 부부·가족치료가 보여 주듯, 회기 안에서 가족 구성원이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일차 정서(취약함, 두려움, 외로움 등)를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표현하고 수용 받는 경험은 관계 변화의 핵심 동력이 된다.

넷째, 인지적·서사적 재구성이다. 가족이 자신들의 문제를 “고질적이고 변하지 않는 결함”으로 이해하던 데에서 벗어나, “함께 만들어 가고 함께 바꿀 수 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할 때 변화의 여지가 열린다(White & Epston, 1990).

다섯째, 세대 간 전수의 자각이다. 보웬이 강조한 다세대 전수 과정에 대한 통찰은, 가족 구성원이 자신을 단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세대를 가로지르는 관계망의 일부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는 분화 수준을 높이고 정서적 반응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물론 효과성 연구에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족상담의 효과는 문제 영역, 가족 구성, 치료 단계, 상담자 숙련도,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통제집단을 두기 어렵고, 가족 구성원 각자가 변화의 주체이자 결과 측정의 대상이 되는 복합적 구조 때문에, 통계적 통제와 측정 도구의 표준화가 쉽지 않다. 한국 사회처럼 가족에 대한 사회·문화적 의미가 강한 맥락에서는 서구에서 개발된 표준화된 척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가족구조의 변화(1인가구,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다문화가족 등)에 맞춘 새로운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앞으로의 과제이다.

IV. 결론

지금까지 정신분석이론의 발달배경과 기본 전제, 주요 개념, 치료목표 및 치료기법을 살펴보았고, 이어서 가족상담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의 의의와 주요 결과를 정리해 보았다. 정신분석은 인간 마음의 깊은 층위를 무의식·갈등·발달이라는 언어로 풀어내며, 한 사람이 반복해 온 관계 패턴을 통찰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풍부한 임상 도구를 제공해 왔다. 한편 가족상담은 그러한 개인의 내면적 변화가 가족이라는 관계 체계 속에서 어떻게 발생하고 유지되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며, 경험적 연구를 통해 자신의 효과를 입증해 왔다.

가족역동을 다루는 상담자는 결국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한 사람의 무의식과 발달사를 존중하면서도, 그가 속한 가족이라는 살아 있는 체계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정신분석이 제공하는 깊이 있는 인간 이해와 가족상담이 축적해 온 경험적 근거는, 서로 경쟁하기보다 보완하는 관계 속에서 가족이 더 건강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자원이 된다. 이는 단지 학문적 결론이 아니라, 오늘날 다양한 가족 형태와 갈등 양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실질적인 함의를 가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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