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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하이트진로 부당지원행위 사건 판례 평석(대법원 2020두36267 판결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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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보고서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위법성 판단 기준을 정립한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0두36267 판결과 그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20. 2. 12. 선고 2018누44595 판결을 대상으로 한다. 본 사건은 주류 제조업체인 하이트진로 주식회사가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계열회사 서영이앤티 주식회사를 매개로 약 10년간 다양한 형태의 지원행위를 한 사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107억 원의 과징금 부과 등 시정명령을 내린 데 대하여 사업자가 이를 다툰 사건이다. 아래에서는 사실관계와 원고 측 주장, 법적 쟁점과 법원의 판단을 차례로 정리하고, 본인의 의견을 비례의 원칙과 시장효과 분석의 관점에서 제시하기로 한다.

1. 사실관계와 원고의 주장

1.1 당사자의 지위와 거래구조

원고 하이트진로 주식회사는 맥주·소주 등을 제조·판매하는 주류 제조 사업자이며, 하이트진로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기업집단의 핵심 계열회사이다. 원고 서영이앤티 주식회사는 생맥주 기기 제조·판매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사건 당시 총수일가의 동일인 친족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는 이른바 가족회사였다. 또한 본 사건의 거래에 관여한 삼광글라스 주식회사는 유리용기와 알루미늄 캔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하이트진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에 해당하였다. 서영이앤티는 총수일가 2세인 박태영 사장 등에게 지분이 집중되어 있어 향후 경영권 승계의 통로로 기능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1.2 부당지원의 구체적 양태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행위로 인정한 행위는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첫째, 인력지원행위는 2008년 4월 1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 이루어졌다. 하이트진로가 자사 소속 직원들을 서영이앤티로 전적 또는 파견시키면서 임금의 상당 부분을 자사가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둘째, 맥주용 알루미늄 공캔 거래는 2008년 4월 1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되었는데, 하이트진로가 종래 직접 구매하던 공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도록 거래구조를 변경하였다. 이로 인하여 서영이앤티는 본래 생맥주 기기 제조에 한정되어 있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단기간에 막대한 통행세 수입을 얻게 되었다. 셋째, 알루미늄 코일 거래는 2013년 1월 1일부터 2014년 1월 31일까지 이루어졌으며, 계열회사인 삼광글라스가 알루미늄 코일을 구매하는 과정에 서영이앤티를 거래단계로 끼워 넣어 정상가격보다 최소 1.6퍼센트 이상의 차익을 얻도록 하였다. 넷째, 글라스락 캡 거래는 2014년 9월 15일부터 2017년 9월 30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역시 거래단계 추가 행위에 해당한다.

1.3 매출구조의 변화와 경영권 승계 토대

이러한 거래구조 변경의 결과 서영이앤티의 매출은 2007년 142억 원 수준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약 855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특히 맥주용 공캔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이 서영이앤티의 영업이익 가운데 약 20.8퍼센트, 당기순이익 가운데 약 49.8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결정적인 비중을 점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거래가 단순한 사업상의 효율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총수일가의 사익을 위한 부의 이전 통로로 기능하였고, 나아가 2세 경영인의 지배력 강화와 승계 자금 확보의 토대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하였다.

1.4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과 원고의 주장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3월 26일 위 행위들이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7호의 부당지원행위 및 같은 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시정명령과 함께 약 107억 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하여 원고 하이트진로는 첫째, 인력지원과 거래단계 추가는 사업상의 합리적 필요와 효율성에 기반한 정상적인 경영판단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공캔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품질관리 측면에서 중간단계의 전문업체를 활용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였다. 둘째, 원고는 가격조건이 시장에서 통용되는 정상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그 차이가 미미하므로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셋째, 부당지원행위로 보더라도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없으며, 사익편취 조항의 경우에도 경제력 집중의 우려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다투었다. 또한 서영이앤티 역시 자신의 영업활동에 기초한 정당한 거래라는 취지로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020년 2월 12일 선고한 2018누44595 판결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의 대부분을 적법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특정 일부 항목인 별지 목록 순번 1의 라목 부분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에 한하여 위법사유를 인정하여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양측이 각자 불복하여 상고하면서 본 사건이 대법원에 이르게 되었다.

2. 법적 쟁점과 법원의 판단

2.1 쟁점의 정리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 부당지원행위의 성립요건으로서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 또는 ‘현저한 규모’의 거래라는 객관적 요건과 그로 인한 ‘공정거래 저해성’이라는 부당성 요건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둘째,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부당성’ 요건이 부당지원행위의 ‘부당성’ 요건과 어떻게 구별되는가, 즉 공정거래 저해성이 별도로 요구되는가의 문제이다. 셋째, ‘정상가격’의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으며 정상가격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그리고 거래단계 추가행위에서 ‘통행세’ 수익의 정상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2.2 부당지원행위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부당지원행위에 있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였는지’ 여부의 판단에 관하여,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차이뿐만 아니라 지원성 거래의 규모,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가 얻은 경제상 이익, 지원기간, 지원횟수, 지원시기, 지원행위 당시 지원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종래의 판례 법리를 재확인한 것으로, 단순한 가격 차이만이 아니라 거래의 구조적 특성과 시장에서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살피라는 취지이다.

‘부당성’ 요건과 관련하여서는 지원주체와 지원객체의 관계, 지원행위의 목적과 의도, 지원객체가 속한 시장의 구조와 특성, 지원행위로 인하여 지원객체가 얻은 경쟁상 지위의 변화,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이나 경제력 집중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2.3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의 ‘부당성’

본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의 ‘부당성’ 요건의 의미를 정면으로 해명한 데에 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부당성’은 부당지원행위와 달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 즉 경쟁제한성이나 경제력 집중의 우려가 구체적으로 인정되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 대신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하여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이 집중되거나 그러한 상태가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행위 주체와 객체 사이의 관계,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의 경위와 사회적 비난 가능성, 거래의 규모,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지원기간과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입증책임에 관한 판시이다. 대법원은 특수관계인에게 제공된 이익이 부당하다는 점, 즉 부당성 요건의 충족은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행정청의 입증부담을 분명히 하였다. 다만 이 조항이 사익편취 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율하기 위하여 도입된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부당성의 판단기준 자체는 부당지원행위에 비하여 다소 완화될 여지를 두었다고 평가된다.

2.4 정상가격과 거래단계 추가행위에 대한 판단

대법원은 ‘정상가격’의 의미에 관하여 지원행위 당시의 시기, 거래대상의 종류와 규모, 거래기간, 거래상대방의 신용상태 등이 유사한 상황에서 독립된 자 사이에 형성되었을 거래가격을 말한다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정상가격의 산정 역시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다.

본 사안의 거래단계 추가행위에 대하여는, 하이트진로가 본래 직접 또는 다른 거래상대방을 통하여 구매하던 알루미늄 공캔, 알루미늄 코일, 글라스락 캡 등을 굳이 서영이앤티를 거치도록 거래단계를 변경한 데에 합리적인 사업상의 필요가 없었고, 그 결과 서영이앤티가 별다른 부가가치 창출 없이 상당한 통행세 수익을 얻게 된 점, 그 수익이 서영이앤티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지원기간이 7년에서 9년에 이르도록 장기간이었다는 점, 서영이앤티가 총수일가의 가족회사로서 그 이익이 사실상 동일인 친족에게 귀속된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부당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다.

2.5 결론적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일부 인력지원 항목 등에서 ‘현저성’ 요건을 엄격하게 보아 처분을 취소한 부분에 관하여는 사업자 측 상고를 기각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가운데 부당지원행위 및 사익편취행위로 인정된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함으로써 사실상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의 적법성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였다. 결과적으로 약 100억 원에 이르는 부당지원이 인정되었으며, 본 판결은 부당지원행위와 사익편취행위의 부당성 판단기준을 동시에 정리한 선도적 판결로 자리매김하였다.

3. 판결에 대한 자신의 의견

3.1 평석의 출발점 — 두 조항의 체계적 정합성

본 판결의 가장 큰 학문적 의의는 종래 명확히 구별되지 못하였던 부당지원행위와 사익편취행위 두 조항의 부당성 요건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데에 있다. 부당지원행위 조항은 본질적으로 시장 내 경쟁질서의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므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라는 시장지향적 부당성 판단이 요구된다. 반면 사익편취 조항은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한 변칙적 부의 이전을 차단함으로써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려는 별개의 입법목적을 가진다. 따라서 후자에 있어서는 시장에서의 경쟁제한 효과 입증을 요구하지 않고, 대신 경제력 집중 우려를 다양한 정성적·정량적 요소로 종합 판단하도록 한 대법원의 해석은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3.2 비례의 원칙 관점에서의 평가

다만 본 판결을 비례의 원칙 관점에서 살펴보면, 사익편취 조항의 ‘부당성’ 판단기준이 다소 완화되었다는 점은 신중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에 대한 행정제재는 헌법상 비례원칙의 적용을 받으며, 그 가운데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은 제재의 정당성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다. 본 판결은 입증책임을 공정거래위원회에게 분명히 부담시킴으로써 입증의 측면에서는 비례성을 확보하였으나, 부당성 판단에 있어 종합 고려 요소의 범위가 매우 넓어 사업자가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익편취 사안을 처리할 때에는, 단순히 거래규모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만을 근거로 부당성을 단정할 것이 아니라, 거래의 합리적 사유 유무, 시장가격과의 실질적 괴리 정도, 지원행위가 없었을 경우의 가상적 시나리오와의 비교 등 보다 정밀한 분석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사안의 경우 거래단계 추가가 사실상 무부가가치 통행세에 해당하고 지원기간이 7년에서 9년에 이르는 장기간이었으므로 부당성 인정에 무리가 없으나, 향후 모든 사안에서 동일한 강도로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3.3 시장 효과의 관점

시장효과의 관점에서 본 사건을 평가하면, 본 판결의 결론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첫째, 하이트진로가 종래의 직접 거래구조를 변경하여 서영이앤티를 거치도록 한 것은 알루미늄 캔 시장에서의 거래기회를 독립적인 중간상이 아니라 가족회사에 부여한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었을 잠재적 경쟁사업자의 거래기회를 봉쇄하는 효과가 있었다. 둘째, 서영이앤티의 매출이 2007년 약 142억 원에서 2008년 이후 연평균 855억 원으로 급증한 것은 자체 사업역량에 기반한 성장이 아니라 계열거래에 의존한 인위적 성장으로 평가될 수 있고, 이는 자원배분의 왜곡을 의미한다. 셋째, 이러한 거래의 수익이 최종적으로 총수일가에게 귀속되어 경영권 승계의 토대로 활용되는 구조는 본질적으로 기업집단의 사익이 일반 주주의 이익과 충돌하는 영역이며, 시장의 자원배분 효율성과 자본시장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킨다.

3.4 입증책임의 명확화와 그 함의

본 판결이 사익편취 조항의 부당성에 관한 입증책임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분명히 귀속시킨 점은 행정처분의 적법성 통제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행정청은 제재처분을 함에 있어 단순히 외형적 거래구조나 지분관계만으로 부당성을 추정하여서는 안 되며, 객관적 자료에 기초하여 부당성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한다. 이는 사업자의 방어권을 두텁게 보장하는 한편, 행정청에게 정밀한 사실관계 조사와 경제분석을 요구함으로써 제재의 정당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러한 입증책임 구조 하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역량과 경제분석 능력의 강화는 필수적이며, 향후 정상가격 산정의 전문성 제고가 제도운영의 핵심 과제로 부각된다.

3.5 종합적 평가와 향후 과제

종합적으로 본 판결은 부당지원행위와 사익편취행위의 부당성 판단기준을 체계화하고, 정상가격과 입증책임의 법리를 분명히 함으로써 공정거래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사익편취 조항의 ‘부당성’을 경쟁제한성이 아닌 경제력 집중 우려로 재구성한 것은 같은 법의 양대 입법목적인 공정한 경쟁 보호와 경제력 집중 억제 가운데 후자의 독자적 의의를 분명히 드러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향후 입법론적·집행정책적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종합 고려 요소가 광범위하여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공정거래위원회 차원에서 보다 구체적인 심사지침을 마련하여 부당성 판단의 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상가격 산정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독립적인 경제분석 인프라를 확충하여야 한다. 셋째, 거래단계 추가행위와 같이 외형상 정상거래로 보이지만 실질은 부의 이전에 해당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사후 제재뿐 아니라 사전적인 자율준수 프로그램과 공시 의무 강화 등을 통한 예방적 규율도 함께 강화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본 판결은 우리나라 기업집단의 가족회사 활용을 통한 경영권 승계 관행에 대하여 공정거래법이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가를 보여준 모범적 사례이며, 동시에 비례의 원칙과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향후 보완할 과제를 함께 제시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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